'디지털 물류 플랫폼' 사용 중소기업, 18.7% 불과
물류업계, IT 기술력 등 부족해 디지털 전환 느려
삼성SDS, LG CNS 등 스마트 물류 솔루션 선봬
세계 스마트 물류 시장 2026년 300억 달러 전망

[핀포인트뉴스 권현진 기자] 글로벌 물류대란 심화로 국내 기업들이 수출 애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IT기업들이 로봇·AI 등이 탑재된 스마트 물류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물류업계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경우, 글로벌 물류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진행한 '물류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89.1%의 수출기업이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물류량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항만 적체가 심화됐고, 중국 등 주요 항만이 봉쇄된 것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또 디지털 물류 플랫폼을 사용 중이라고 답변한 기업은 18.7%에 불과했다. 글로벌 물류난 속에서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물류업계는 IT인력과 기술력이 다소 부족해 디지털 전환이 비교적 느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근 IT 기업들이 스마트 물류 솔루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디지털 인력과 기술을 보유한 IT기업들에게 물류시장은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로지스틱스IQ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 물류 시장 연평균 14% 성장해 오는 2026년엔 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SDS, LG CNS, CJ올리브네트웍스 등 IT 기업들은 잇따라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선보이며 해당 시장 선점에 나섰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이 '첼로 스퀘어 컨퍼런스 2022'에서 물류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이 '첼로 스퀘어 컨퍼런스 2022'에서 물류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먼저 삼성SDS는 통합물류시스템 '첼로 스퀘어(Cello Square)'를 앞세우며 글로벌 디지털 물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첼로스퀘어는 견적부터 운송, 트랙킹, 정산에 이르는 수출입 물류의 모든 업무절차를 디지털화해 수출입물류를 대폭 줄여주는 솔루션이다. 

AI 기반 업무자동화 솔루션으로 세금계산서 등 각종 문서를 발급하고, 물류 트래킹을 자동화하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AI로 도착 항만 혼잡도를 예측해 정확한 선박 도착 예정일을 화주에게 제공한다. 

삼성SDS는 첼로스퀘어를 중국에 이어 동남아에도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싱가로프와 베트남 출시를 검토중이다. 

또 지난 5일에는 해상 물류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의 물류 스타트업 비전(Vizion)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삼성SDS는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Vizion이 제공하는 화물 위치 정보를 자사의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 스퀘어와 연계해 ▲화물 운송 트래킹 ▲선박 스케줄 등 정보 제공 ▲화물 도착시간 예측 서비스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삼성SDS는 이번 투자를 통해 디지털 물류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 CNS 직원이 물류로봇 구독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 CNS) 
LG CNS 직원이 물류로봇 구독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 CNS) 

LG CNS는 물류산업에 필요한 물류 자동화로봇을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물류로봇 구독 서비스(RaaS)를 선보였다. 

RaaS는 물류로봇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구독해서 사용하는 사업모델이다.  

물류 자동화로봇에는 ▲상품 보관, 적재, 이동 모두 가능한 큐브 형태의 물류 자동화로봇 '오토스토어' ▲AI로 상품의 특성을 파악해 정확하게 집어 나르는 'AI피킹로봇' ▲고정된 경로에서 반복적으로 상품을 운반할 때 적합한 '무인운송로봇' 등이 있다. 

LG CNS는 클라우드 기반 물류센터 제어 시스템도 구독 모델로 서비스한다. 사용자는 클라우드에 접속해 AI, 사물인터넷(IoT) 등 LG CNS의 디지털 전환(DX) 기술로 수집한 이동 동선, 횟수, 상품 처리량 등을 분석할 수 있다. 

LG CNS는 자체 개발한 AI분류로봇과 클라우드 기반의 물류센터 제어 시스템 등으로 고객사에 최적화된 로봇과 운영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준호 LG CNS 스마트물류사업부장은 "클라우드, AI, 빅데이터와 같은 LG CNS의 DX 기술력과 로봇을 결합한 '물류로봇 구독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이 물류 지능화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글로벌 물류 설비 제조기업 반델란드(Vanderlande)와 손을 잡고 스마트 물류 자동화 사업에 나선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20여년간 물류와 유통의 다양한 시스템 및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고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화 창고 및 풀필먼트(Fulfillment) 시스템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 초에는 물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물류사업 파트를 AI로지스틱스팀으로 확대해 신규 조직으로 개편했다. 

반델란드는 전세계 톱 20개 공항 중 12개 공항과 아마존을 비롯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의 물류 설비를 구축해왔으며, 세계 물류 자동화 업체 톱5에 포함된 회사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주문 최적화,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분석, 운송로봇 자율주행 등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창일 CJ올리브네트웍스 AI로지스틱스팀 팀장은 "물류 자동화 설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핵심 물류 자동화 설비를 보유한 국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IT 업계의 이 같은 스마트 물류사업 진출은 물류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인공지능), 로봇 등 IT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혁신 기술을 이용하면 물류업계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또한 항만 운영이 효율성이 증대되면서 글로벌 물류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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